241127 엘리야의 낙심과 위로(왕상19:1-28)
2024.11.27 06:23
241127 새벽 묵상
. 읽은 말씀: 열왕기상19:1-18
. 내 용: 엘리야의 낙심과 하느님의 위로
1. 이세벨의 위협을 피해 브엘세바로 간 엘리야, 로뎀나무 아래에서 죽기를 간청함.
2. 천사가 전해 준 과자와 물을 먹고 시내 산으로 간 엘리야, 새로운 사명을 부여받음.
3. 하사엘과 예후, 엘리사에게 기름을 부어 왕과 후계자로 삼으라는 말씀과 이스라엘에 바알과 아세라를 섬기지 않는 신실한 일꾼 7,000명을 남겨놓을 것이라는 말씀을 들음.
. 묵상 말씀: "그 불이 난 뒤에 부드럽고 조용한 소리가 들렸다"(왕상19:12).
1. 엘리야의 낙심
어느 모로 보나 완벽한 대예언자 엘리야지만 오늘 본문에서는 나약한 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엘리야가 이러할 찐데 이 세상 그 누가 나약함을 보이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런 의문이 듭니다. 로뎀 나무 아래서 죽기를 간청했던 이유는 시내 산 하느님과의 대화 속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나는 이렇게 열정적으로 하느님을 잘 섬겼지만 이스라엘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제 나 혼자 남았고, 그나마 내 목숨마저 위태롭게 되었다'는 탄식입니다. 그러한 고백과 탄식은 '난 열심히 했는데 그 결과가 이게 뭐냐'는 식으로 들립니다. 그에 대한 하느님의 응답과 반응은 시내 산에서 보여주셨습니다. '부드럽고 조용한 소리'로 새로운 사명을 부여해주시며, '7,000명의 신실한 일꾼'을 남겨놓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나 혼자 남았다고 탄식하는 엘리야, 결국 그가 약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은 자신의 열정과 의지에 기댄 결과라는 사실을 하느님은 가르쳐 주신 것입니다.
2. 부드럽고 조용한 소리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있어 시내 산(북 이스라엘 표현으로 호렙 산)은 신성한 산이었습니다. 이집트를 빠져나온 백성들에게 계약을 맺고 하느님의 백성으로 자리매김을 한 그런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 산에 엘리야가 부름을 받고 갔다는 것은 우연한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에서 말씀하시는 방식이 다르다는 게 눈에 띕니다. 모세 당시엔 불과 자욱한 연기, 진동과 나팔 소리 가운데 말씀하셨습니다.(출19:18-19) 그러한 광경은 백성들에게 두려움 속에서 말씀을 듣게 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에서 상황이 좀 다르게 나타납니다. 물론 엘리야 혼자서 겪는 모습입니다만, '바람과 지진, 불이 나타났지만 그 속에 주님이 계시지 않았다'라는 말씀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850명과의 대결을 통해 백성들에게 뭔가를 보여준 엘리야입니다. 물에 흠뻑 적은 제단에 불이 내려와 돌까지 태우는 마술과 같은 기적을 보여줬지만, 상황은 변한 게 없었습니다. 상황을 변하게 하는 것은 '요란한 사건'이 아니라 '부드럽고 조용한 하느님의 음성', 그 '말씀'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신 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