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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원감리교회

2022년 3월 11일 사순절 묵상자료

오목사 2022.03.06 01:05 조회 수 : 5

분노의 대가(代價)

 

본문말씀: 3:1-6

1. 예수께서 다시 회당에 들어가셨다. 그런데 거기에 한쪽 손이 오그라든 사람이 있었다.

2. 사람들은 예수를 고발하려고, 예수가 안식일에 그 사람을 고쳐 주시는지를 보려고, 예수를 지켜보고 있었다.

3. 예수께서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일어나서 가운데로 나오너라."

4. 그리고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안식일에 선한 일을 하는 것이 옳으냐? 악한 일을 하는 것이 옳으냐? 목숨을 구하는 것이 옳으냐? 죽이는 것이 옳으냐?" 그들은 잠잠하였다.

5. 예수께서 노하셔서, 그들을 둘러보시고, 그들의 마음이 굳어진 것을 탄식하시면서,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손을 내밀어라." 그 사람이 손을 내미니, 그의 손이 회복되었다.

6. 그러자 바리새파 사람들은 바깥으로 나가서, 곧바로 헤롯 당원들과 함께 예수를 없앨 모의를 하였다.

 

2~3번 천천히 깊이 읽으십시오. 지금 나에게 말씀하심을 새기며 읽으십시오.

 

마가복음의 다섯 개 논쟁 이야기들의 마지막은 안식일에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고치신 이야기입니다. 논쟁은 막바지에 접어들었고, 하느님의 계명에 대한 기존 율법 수호자들의 전통적 해석과 예수님의 급진적인 해석은 더 이상 그 어떤 타협의 여지도 없음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이 와중에 예수님은 안식일에 치료를 감행하십니다. 이것은 안식일에 치료라는 노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전통적인 해석을 정면으로 위배한 행위였습니다. 안식일에라도 생사가 급박한 상황에서의 치료는 율법에 허락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손이 오그라든 것은 안식일이 지난 후 치료해도 아무 상관없는 장애입니다. 단지 해가 떨어지기만 기다려도 됩니다. 그런데도 예수님은 보란 듯이 안식일에, 그것도 회당 항 가운데 그 병자를 불러 세우시고는 그를 치료하십니다. 이것은 명백하게 의도적이며 도발적인 행위였습니다. 그 이유를 마가는 예수께서 분노하셨기 때문이라고 전합니다. 생명을 살리기 위해 하느님이 주신 율법이건만 사람들은 율법을 지킨다는 이유로, 하느님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인간을 억압하고 자유를 옥죄는 도구로 만들어 버리고 말았던 것입니다. 죽이지 않으려고만 애쓰고 정작 가장 중요한 살리는 일은 등한시하는 모습, 악을 행하지 않으려 전전긍긍하기만 할 뿐 정작 가장 본질적인 선을 행하려 들지 않는 껍데기 신앙의 태도를 예수님은 신랄하게 비판하십니다. 그리고 분노하십니다.

 

분노의 대가는 매우 비쌌습니다. 이전의 모든 논쟁을 포함한 논쟁의 최종적인 결론을 성경은 다음과 같이 전합니다. “그러자 바리새파 사람들은 바깥으로 나가서 곧바로 헤롯 당원들과 함께 예수를 없앨 모의를 하였다.”거룩한 분노의 대가는 죽음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예수님을 살해하려는 모의에 정치와 종교가 연합합니다. 이 연합은 훗날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마지막으로 입성하시자마자 곧바로 행동을 개시합니다. “그들은 말로 예수를 책잡으려고 바리새파 사람들과 헤롯 당원 가운데서 몇 사람을 예수께로 보냈다.”(12:13) 예수님은 수동적으로 고난을 받기만 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나라를 위해 기꺼이 고난을 자초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