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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원감리교회

231016 입다의 비극(삿11:29-40)

2023.10.16 06:30

이주현 조회 수:11

231016 새벽 묵상

.읽은 말씀: 사사기 1129~40

.내용: 입다의 비극

 

1. 입다의 서원 기도

2. 바른 기도

 

.묵상 말씀:

그 때에 입다가 주님께 서원하였다. “하느님이 암몬 자손을 내 손에 넘겨주신다면, 내가 암몬 자손을 이기고 무사히 돌아올 때에, 누구든지 내 집 문에서 먼저 나를 맞으러 나오는 그 사람은 주님의 것이 될 것입니다. 내가 번제물로 그를 드리겠습니다(30~31).”

입다는 자기 딸을 보는 순간 옷을 찢으며 부르짖었다. “아이고, 이 자식아, 네가 이 아버지의 가슴을 후벼 파는구나. 나를 이렇게 괴롭히는 것이 하필이면 왜 너란 말이냐! 주님께 서원한 것이어서 돌이킬 수도 없으니, 어찌한단 말이냐(35)!”

 

1. 입다의 서원

암몬과의 전쟁을 시작하기 전 입다는,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올 때에 집 문에서 자신을 먼저 나오는 사람을 번제물로 바치겠다고 서원합니다. 누구보다도 전쟁에서의 승리를 바랬을 입다였지만,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것을 금하신 하느님의 명령을 몰라서였을까요? 아니면, 그 당시 입다가 거주한 지역의 이방신인 그모스 신(24)을 숭배하는 사람들의 전통, 인간을 제물로 바친 제사의 영향을 받았던 것일까요? 무모하고 즉흥적인 그의 기도는 쉽게 이해되지 않습니다.

전쟁은 하느님께 달린 것인데, 입다의 서원 기도는, 하느님을 이용하여 자신의 입지를 굳히려는 노력으로 보입니다. 하느님께서 주실 승리에 대한 믿음의 표현이 아니라, 의심을 드러낸 것처럼 보입니다. 입다의 서원 기도에 대한 하느님의 반응은 그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마음에 관심을 두고 기도했던 사람이었다면, 하느님의 마음을 구했어야 합니다. 침묵하시는 하느님께 입다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가 원한 것은 그저 자신이 이끈 전쟁의 승리, 그래서 통치자로 우뚝 서게 될 자신의 입지였던 것 같습니다.

암몬과의 전쟁은 하느님께서 입다의 손에 넘겨주셨습니다. 그리고 입다는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와, 번제물로 바쳐야 할 자신의 딸과 마주하고 통곡합니다. 서원 기도, 입다의 그 기도는 딸을 죽음으로 내몰게 됩니다. 입다는 결혼도 하지 않은 어린 딸을 번제물로 바칩니다.

 

2. 입다의 헌신

 

서원한 입다 보다 아버지의 서원을 그대로 수용하는 그의 딸의 모습이 인상에 남습니다. 묵묵히 아버지의 뜻에 따라 모리아 산에 올라가 제단에 누었던 이삭과 같이, 도저히 수용하기 힘든 아버지의 일방적인 서원이었지만, 묵묵히 그 고통과 슬픔을 감내하며 아버지의 서원을 따르는 입다의 딸의 모습, 그런 모습이 바로 헌신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예수께서도 그런 헌신을 우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십자가 앞에서 고뇌하던 예수, 그러나 결국 그는 그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그 헌신으로 우리에게 평화를 선물하신 것입니다. 입다의 서원과 그의 딸의 헌신, 하느님 앞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가슴 뭉클하게 하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의 헌신이 우리 삶 속에 스며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숙연하게 합니다. 나아가 우리의 헌신이 누군가의 삶에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다는 사실, 그 사실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진정 헌신하는 사람들의 태도일 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