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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원감리교회

2022년 3월 30일 사순절 묵상자료

오목사 2022.03.26 18:05 조회 수 : 34

같은 사람 다른 외침

 

본문말씀: 12:12~19

12. 다음날에는 명절을 지키러 온 많은 무리가,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들어오신다는 말을 듣고,

13. 종려나무 가지를 꺾어 들고, 그분을 맞으러 나가서 "호산나!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에게 복이 있기를! 이스라엘의 왕에게 복이 있기를!" 하고 외쳤다.

14. 예수께서 어린 나귀를 보시고, 그 위에 올라타셨다. 그것은 이렇게 기록한 성경 말씀과 같았다.

15. "시온의 딸아, 두려워하지 말아라. 보아라, 네 임금이 어린 나귀를 타고 오신다."

16. 제자들은 처음에는 이 말씀을 깨닫지 못하였으나, 예수께서 영광을 받으신 뒤에야, 이것이 예수를 두고 기록한 것이며, 또 사람들도 그에게 그렇게 대하였다는 것을 회상하였다.

17. 또 예수께서 무덤에서 나사로를 불러내어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리실 때에 함께 있던 사람들이, 그 일어난 일을 증언하였다.

18. 이렇게 무리가 예수를 맞으러 나온 것은, 예수가 이런 표징을 행하셨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19. 그래서 바리새파 사람들이 서로 말하였다. "이제 다 틀렸소. 보시오. 온 세상이 그를 따라갔소.“

 

2~3번 천천히 깊이 읽으십시오. 지금 나에게 말씀하심을 새기며 읽으십시오.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시기 위해 마침내 예수님은 예루살렘 성으로 들어가십니다. 이 날은 지금 교회가 종려주일로 지키며 기념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죽음을 향한 진입이지만 그래도 그 모습은 개선장군의 행진과도 같이 기쁨에 넘쳐 있습니다. 마치 꺼지기 전 가장 강렬하게 타오르는 불꽃처럼 예수님은 장엄하게 하느님의 도성으로 들어가십니다. 모든 복음서들이 예수님의 이 예루살렘 입성을 보도가고 있지만 그 묘사에 있어서는 크고 작은 차이점들을 드러냅니다. 많은 군중들이 함께 올라갔으리라는 우리의 생각과는 다르게 누가는 오직 제자들의 무리들만 함께 했다고 전합니다.(19:35~36) 그리고 흥미롭게도 누가복음에서는 나뭇가지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이런 누가와 달리 마태와 마가는 큰 무리’(21:8) 또는 많은 사람’(11:8)이 함께 간 것으로 묘사합니다. 그리고 둘 다 나뭇가지를 언급합니다. 이 나무를 구체적으로 쫑려나무라고 알려준 복음서는 요한복음뿐입니다.(12:!3) 그러니까 우리가 이 날을 종려주일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은 요한복음에 기인한 것입니다.

 

하지만 공관복음서와 비교했을 때 요한복음의 보도가 지닌 가장 중대한 차이점은 나무의 이름에 있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차이는 바로 무리에 대한 묘사입니다. 요한복음은 성으로 들어가는 무리들이 예수님을 보좌한 것이 아니라, 이미 성 안에 있는 무리들이 예수님을 맞으러 나왔다고 공관복음서와는 정반대의 흐름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다 유월절을 지키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온 모든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이 본토의 유대인들과 함께 성 밖으로 나와서 예수님을 맞으러 나옵니다. 이러한 요한의 묘사가 가장 극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곳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악을 쓰는 군중들의 모습에서입니다.(19:15) 이들은 바로 호산나를 외치며 예수님을 맞아들였던 사람들과 동일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필요할 때는 호산나, 즉 구원해 달라 외치던 사람들이 필요가 없다고 생각되자 가차 없이 없애 버리라 외칩니다. 과연 이 모습이 이천 년 전의 모습이 기만 한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