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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원감리교회

2022년 3월 4일 사순절 묵상자료

오목사 2022.02.27 07:38 조회 수 : 11

202234

 

축복 속에 깃든 슬픔

 

본문말씀: 누가복음 2:28~35

28. 시므온이 아기를 자기 팔로 받아서 안고, 하나님을 찬양하여 말하였다.

29. "주님, 이제 주님께서는 주님의 말씀을 따라, 이 종을 세상에서 평안히 떠나가게 해주십니다.

30. 내 눈이 주님의 구원을 보았습니다.

31. 주님께서 이것을 모든 백성 앞에 마련하셨으니,

32. 이는 이방 사람들에게는 계시하시는 빛이요, 주님의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

33. 아기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시므온이 아기에 대하여 하는 이 말을 듣고서, 이상하게 여겼다.

34. 시므온이 그들을 축복한 뒤에, 아기의 어머니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보십시오, 이 아기는 이스라엘 가운데 많은 사람을 넘어지게도 하고 일어서게도 하려고 세우심을 받았으며, 비방 받는 표징이 되게 하려고 세우심을 받았습니다.

35. -그리고 칼이 당신의 마음을 찌를 것입니다.- 그리하여 많은 사람의 마음 속 생각들이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2~3번 천천히 깊이 읽으십시오. 지금 나에게 말씀하심을 새기며 읽으십시오.

 

예수님의 부모님이 갓 태어난 아기 예수님을 데리고 예루살렘 성전으로 올라갑니다. 출산 후의 정결예식과 첫 번째 아들에 대한 속량예식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하느님께 그 아이를 선보이러 가는 자리는 기쁨과 축복의 자리입니다. 이 축복의 자리에서 예수님의 부모님은 의인 시므온을 만나게 됩니다. 시므온은 거의 죽음을 앞둔 노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죽음에 가까운 그의 육신은 자신의 조국과도 닮았습니다. 찬란한 영광을 발하는 강력한 로마제국 속에서 하느님을 섬기는 이스라엘의 신앙 운명은 풍전등화와도 같았을 것입니다. 시므온의 육신처럼 영적인 이스라엘 역시 죽음에 직면해 있었던 셈이었습니다. 수명이 다한 육신 속에 사느니 차라리 편안하게 눈을 감는 것이 더 편한 상황 속에서도 생명을 이어가야 했던 것은 죽기 전 그리스도를 볼 것이라는 사명 때문이었습니다. 무거운 사명의 짐을 노년의 몸에 짊어진 시므온은 마침내 나타난 아기를 보며 이제 평안히 죽을 수 있게 되었노라기뻐합니다. 그의 사명이 비로소 완수된 것입니다.

 

그런데 아기를 안고 하느님의 구원의 기쁨을 노래하던 시므온이 감사와 찬양을 마치고는 아기와 부모를 축복한 후 갑자기 아기의 어머니를 향해 의미심장한 말을 남깁니다. ”이 아기는 비방 받는 표징이 되게 하려고 세우심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어머니의 남은 평생 기억에서 결코 사라질 수 없는 칼날 같은 말을 덧붙입니다. ”칼이 당신의 마음을 찌를 것입니다.“ 아기를 향한 축복 속에 비수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이것은 예수님의 삶이 어떠할지를 보여주는 예언과도 같은 말이었습니다. 성경은 시므온이 이 말을 어머니 마리아에게 한 말이라고 전합니다. 이 말이 어머니를 향한 말이라는 사실은 의미심장합니다. 주님은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아프게 만들 수밖에 없는 운명을 지니고 태어나신 것입니다. 축복 속에 슬픔이 깃들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