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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원감리교회

아직 겨울이지만, 

봄을 기다리는 맘으로 

황지우(1952~  )시인의 시와 

유정원 권사님(2남선교회)의 겨울 나무 사진을 배경으로  

교회 외벽 플래카드를 교체했습니다.

황지우 시인의 시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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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나무로부터 봄 나무에로/ 황지우

 

나무는 자기 몸으로

나무이다

자기 온몸으로 나무는 나무가 된다

자기 온몸으로 헐벗고 영하 13도

영하 20도 지상에

온몸을 뿌리박고 대가리 쳐들고

무방비의 나목으로 서서

아 벌 받은 몸으로, 벌 받는 목숨으로 기립하여. 그러나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온 혼(魂)으로 애타면서 속으로 몸 속으로 불타면서

버티면서 거부하면서 영하에서 영상으로

영상 5도 영상 13도 지상으로

밀고 간다, 막 밀고 올라간다

온몸이 으스러지도록

으스러지도록 부르터지면서

터지면서 자기의 뜨거운 혀로 싹을 내밀고

천천히, 서서히, 문득, 푸른 잎이 되고

푸르른 사월 하늘 들이받으면서

나무는 자기의 온몸으로 나무가 된다

아아, 마침내, 끝끝내

꽃 피는 나무는 자기 몸으로

꽃피는 나무이다.

 

 

 

-시집『겨울-나무로 부터 봄-나무에로』(민음사, 19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