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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원감리교회

2022년 3월 14일 사순절 묵상자료

오목사 2022.03.12 22:15 조회 수 : 36

이해 받지 못한 사람

 

본문말씀: 8:27~33

27.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빌립보의 가이사랴에 있는 여러 마을로 길을 나서셨는데, 도중에 제자들에게 물으셨다.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28. 제자들이 예수께 말하였다.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 엘리야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또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29. 예수께서 그들에게 물으셨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베드로가 예수께 대답하였다. "선생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30. 예수께서 그들에게 엄중히 경고하시기를, 자기에 관하여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하셨다.

31. 그리고 예수께서는, 인자가 반드시 많은 고난을 받고,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고 나서, 사흘 후에 살아나야 한다는 것을 그들에게 가르치기 시작하셨다.

32. 예수께서 드러내 놓고 이 말씀을 하시니, 베드로가 예수를 바싹 잡아당기고, 그에게 항의하였다.

33. 그러나 예수께서는 돌아서서, 제자들을 보시고, 베드로를 꾸짖어 말씀하셨다.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너는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2~3번 천천히 깊이 읽으십시오. 지금 나에게 말씀하심을 새기며 읽으십시오.

 

고통을 겪는 것 자체보다 더 괴로운 일은 내가 겪고 있는 고통을 사랑하는 사람이 알아주지 않는 일일 것입니다. 제자들을 향한 예수님의 첫 수난고지 이야기에는 바로 이 알아주지 않는 고통이 불러일으키는 당혹감과 외로움이 진하게 배어 있습니다.

제자들과 따로 있을 때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자신을 누구라 생각하느냐 물어보십니다. 이런 저런 대답 끝에 그래도 수제자 베드로는 올바로 방향을 잡고 대답합니다. ”선생님은 그리스도, 즉 메시아이십니다.“ 감격하신 주님은 이 정도면 알아듣겠지 싶어 자신이 당할 배척과 죽음과 부활을 제자들에게 알려주십니다. 하지만 제자들에게 맨 마지막의 부활은 들리지도 않았습니다. 자신들이 따르는 메시아로 인해 조국은 답제로부터 해방되고, 이스라엘은 세계의 중심이 되며, 자신들은 적절한 보상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모든 승리와 영광을 날려버리는 죽음의 고지를 제자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특별히 베드로는 완강하게 반항합니다. 심지어 그는 예수님을 꾸짖습니다. 유감스럽게도 항의하다’(8:32)라는 번역은 반른 번역이 아닙니다. 헬라어 본문에서 이 단어는 예수께서 베드로를 꾸짖었다고 말한 33절의 꾸짖다와 동일한 단어이기 때문입니다. 원래의 의미대로 번역했을 때 상황은 훨씬 더 분명해집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꾸짖었던 것입니다.

 

자신이 당할 죽음을 말하는 것조차 힘들고 괴로우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위로와 격려와 애정을 기대하셨을 텐데, 주님은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기대한 그 어떤 것도 받지 못하십니다. 오히려 가장 사랑하고 의지하는 사람들로부터 오해와 힐책과 비난만 받으실 뿐입니다. 이렇게 주님은 자신이 당할 죽음을 사랑한는 사람에게 알려주는 괴로움에 더해,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 채 제 생각만 하며 다그치는 이들로 인한 당혹감과 외로움을 함께 겪으십니다. 그저 죽음이 아니라 외로운 죽음이라니, 이해 받지 못한 사람의 슬픔 속에서 주님은 자신 앞에 놓인 고난의 길을 묵묵히 홀로 걸으셨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