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114 하느님의 역설
2014.11.14 05:44
141114 새벽 묵상
. 읽은 말씀: 이사야6:9-13
. 내 용: 하느님의 역설
1.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한 이사야에게 들려주시는 하느님의 역설.
2. 백성들에 대한 진노와 사랑이 뒤범벅이 된 이사야의 예언.
. 묵상 말씀: “그루터기는 남듯이 거룩한 씨는 남아서 그 땅에 그루터기가 될 것이다”(사6:13).
1. 하느님의 진노
하느님이 과연 인간의 죄악에 대하여 분노하실까요? 대답은 ‘예스’입니다. 인간의 분노와는 조 다른 차원이긴 합니다만, 성서에 나타난 내용 가운데는 하느님이 분노하는 모습을 간간히 볼 수 있습니다. 아담과 가인 이후 계속되는 타락에 대하여 ‘인간을 만드신 것에 대하여 후회하시는 모습’(창6:5-7)도 바로 그런 모습이 아닐까요? 성서에서는 ‘후회’라고 표현했지만 타락하는 인간에 대한 점잖은 분노인 셈입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아주 본격적으로 분노하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님이 전하라는 말씀은 무엇이고, ‘백성들의 마음을 둔하게 하고, 귀가 막히고, 눈을 감기게 하고, 마음으로 깨닫지 못하게 하라’(10)고 한 것은 또 무슨 뜻일까요? 아예 솔직하게 그 뜻을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그들이 깨달아 고침을 받게 될까 걱정이다’(10)라고 말입니다. 이스라엘과 유다의 죄악이 그만큼 위중하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렇게 이스라엘의 죄악에 그토록 분노하시는 모습 속에서 하느님의 지극한 사랑이 보이질 않나요? 사랑이 깊을수록 분노의 깊이도 깊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2. 남은 자
구약에 흐르는 성서의 맥 가운데 하나는 남은 자(Remnant)사상입니다. 성서 전제를 통해 가장 중요한 주제라고 할 수 있는 ‘구속사’의 골조인 셈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하느님은 이스라엘과 유다의 죄악에 대하여 엄청난 진노를 쏟아 붓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진노의 이면에서는 이스라엘과 유다를 향한 하느님의 지극한 사랑을 보여주는 하느님의 역설을 살필 수 있습니다. 깊은 진노 뒤에 숨겨져 있는 하느님의 사랑은 ‘남은 자를 통한 이스라엘의 회복’을 통해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루터기는 남듯이 거룩한 씨는 남아서 그 땅에 그루터기가 될 것이다”(사6:13). 그렇습니다. 하느님은 이스라엘의 타락과 부패에 대하여 분노하셨고, 그들에 대한 하느님의 심판의 칼을 들었지만, ‘남은 자’를 통해 이스라엘의 회복을 약속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자비와 긍휼, 은총과 사랑이 가슴 깊이 스며드는 느낌입니다. 왜, 그토록 미워하시던 이스라엘의 회복을 약속하신 걸까요? 하느님의 사랑을 배신한 반역자들과 그 후손들이 그냥 망해야 한다는 것은 하느님의 공의일 터입니다. 그러나 그 공의는 사랑이라는 깊고 넓은 바다를 만나면서 그만 초라해지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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